도가니 -공지영-
책을 읽으며 계속 읽지 못하고 수없이 책을 다시 내려놓아야만 했다. 안타까움과 슬픔, 그리고 분노의 감정이 솟아났고 상상도 못했던 일이 현실이였다는 것에 지금껏 살아온 내 인생은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던 세상이라고 느껴졌다.
책의 무대는 안개가 가득한 무진시의 장애인을 위한 학교인 자애학교이다. 이 곳에 강인호라는 인물이 부임을 하며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상상도 못할 충격적인 사건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며 분노를 느꼈을거라 생각이 된다. 너무나도 나약하고 어린 존재들이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기에...또 그 어린 존재들을 도와주지 않는 주변 어른들에 모습을 보며 분노했을 거라 생각이 든다.
평소에 나는 '사람들을 도우고 살자. 세상 모든 사람들이 비참이라는 단어를 모를때까지 내 작은 힘이나마 돕고 살자.'라고 생각을 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 도가니를 읽으며 내가 과연 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 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선뜻 그 아이들을 내가 도울 수 있었을까란 질문에 대답을 못하는 내 자신을 보고 또 이 책을 읽기까지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몰랐었던 나에게 분노를 느꼈다. 책을 읽으며 나의 분노의 대상이 되었던 많은 사람들과 내가 다를 바 없이 느껴졌다. 책 속에 학교 교장측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외치는거 같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지나치리만큼 냉정한 현실을 이 책은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약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가지 않는 현실을 그리고 그 현실에서 느껴지는 좌절감과 슬픔을...하지만 이런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공지영 작가는 이런 좌절감과 슬픔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해 주었다. 책속에서 장경사와 서유진의 대화에서 말이다.
피해를 입은 아이들을 도와주는 서유진에게 장경사는 그런 순진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꾸려 하냐고 묻는다. 이데 대한 대답은...
'난 그들이 나를 바꾸지 못하게 하려고 싸우는 거에요.'
이 서유진의 대답이 도가니가 말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을 돕기위해 나섰던 서유진은 어느샌가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싸우고 있던 것이다. 파렴치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자기 아이들에게 떳떳한 부모가 되고 싶었기에 그녀는 현실에 편한 유혹을 뿌리치고 필사적으로 싸웠던 것이다. 너무나 잔인한 현실에 납득을 해버리고 순응하며 내가 비난했던, 내가 분노했던 대상들과 똑같아진다. 그렇게 되지 않기위해 힘든 길일지라도, 너무나 작은 힘일지라도 진짜 약자들을 돕는 자세가 그들을 위해서도 또 나를 위해서도 좋을 길이라고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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